냉장고를 보면 암을 알고, 신발을 보면 치매를 알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가 되는 요즘에는 식습관이 질병 발생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변수입니다. 뭘 먹느냐에 따라 10~20년 후 질병 발생 패턴이 확확 바뀌기 때문입니다. 짜고, 삭히고, 절인 음식을 먹던 '전통 한국인'에게는 위암이 많지만, 그들이 미국에 이민 가서 낳은 2세대들은 지방질 과잉 섭취로 대장암에 많이 걸린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합니다.이탈리아의 경우, 채소와 식물성 기름을 많이 먹는 남부 지역 사람들이, 묵힌 음식을 많이 먹는 북부 지방 사람들보다 암 발생율이 월등히 낮다고 합니다.
민족적, 체질보다, 우선인 것이 음식이란 뜻입니다. 그런 면에서 가족들이 어떤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지는 냉장고를 열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냉장고 안이 고기, 버터, 베이컨 등 고지방 음식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면 이는 ‘대장암, 심장병 냉장고’입니다. 다시 말해서 ‘대장암, 심장병’ 등 그런 병을 유발할 수 있는 냉장고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젓갈, 장아찌, 절인 생선이 가득하면 ‘위암, 고혈압 냉장고’입니다.
그런가 하면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청량음료,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이 눈에 먼저 들어오면, ‘소아비만 냉장고’인 셈입니다. 그러나 반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 요구르트, 콩 음식으로 꽉 차 있다면 ‘항암 냉장고’가 될 것입니다. 달걀, 우유, 살코기 등 철분과 칼슘이 많은 음식이 가득하면, ‘성장클리닉 냉장고’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관절염을 앓는 노인 가정의 냉장고도 빈약하기 쉽습니다. 매일 장을 보아 신선한 음식만 드시는 가정이라면 비어 있는 냉장고가 건강의 청신호(靑信號)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비어 있는 냉장고는 건강의 위험 알리는 적신호(赤信號)일 것입니다. 이처럼 냉장고는 그 집안의 건강 분위기를 말해주는 바로메타 입니다.
우리 속담에 동가식(東家食) 서가숙(西家宿)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밥은 동쪽 집에 가서 먹고, 잠은 서쪽 집에 가서 잔다는 뜻으로, 할 일 없이 떠돌아다니는 생활을 빗댄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속담을 현대판 건강 규범으로 바꾸어 보면 건강생활에 큰 유익 될 것입니다. 먹는 것은 동양식으로, 생활은 서양식으로 한다면 건강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냉장고에는 언제나 신선한 한식(韓食) 식재료로 채우고, 생활은 침대, 의자를 이용한다면 관절의 부담을 줄이므로 노년이 편안해질 것입니다.
나이 들어서 모든 질병을 피하려 하겠지만, 그중에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치매일 것입니다. 치매라는 질병은 ‘본인은 천국, 가족은 지옥’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주변에 부담을 주는 병이 치매입니다. 치매는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최근의 의학 연구를 보면 치매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이 걷기라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걷되 최고로 빠른 속도로 걷기라고 합니다. 땀 냄새를 살짝 풍기도록 꾸준한 걷기가 뇌 혈류를 개선하고, 특히 기억 중추인 해마(海馬)를 활성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걸으려면 최소한 시속 6㎞ 이상 속도로 걸어야 합니다.
어떤 의사는 이 속도를 비유컨대, 무서운 개가 길거리에서 쫓아올 때 도망가는 속도라고 표현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걷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속보(速步)는 치매 발병의 최대 위험 요인인 '3고(高)', 즉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수치를 모두 낮춰주는, 일석삼조인 셈입니다. 천천히 걷기는 사색(思索)에는 좋으나, 자칫 식욕을 자극해 과식의 빌미가 될 수 있으므로 이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걷기 효과의 극단적인 사례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아미시(AMIS) 공동체가 있습니다. 이 공동체는 청교도적 신념으로 전기와 자동차를 거부하고 19세기 삶의 방식을 고집하는 단체라고 합니다. 이들은 농장에서 일하며 하루 걷는 양은 1만4,000~1만8,000보(步) 정도라고 합니다. 미국인 성인 평균보다 6배나 많은 걷기입니다. 심지어는 하루 5만 보를 걷는 이도 있다고 합니다. 아미시 공동체의 당뇨 발생률은 2%대로, 미국 평균의 5분의 1도 안 되는 수치라고 합니다. 그리고 치매와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는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치매 발생률은 매우 낮고, 혹 발생하더라도 아주 늦은 나이에 나타나는데, 학자들은 이렇게 좋은 결과의 원인으로 엄청난 양의 걷기를 첫째로 손꼽는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신발을 보면 그 사람의 '치매 건강'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걷기에 편한 낮은 굽을 신거나 운동화 차림이라면 그 사람은 일단 치매와 멀어진 방향에 있는 것입니다. 빠르게 걸으면 걸을수록 체중이 실리는 뒷굽 바깥쪽이 유독 많이 닳아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뒷굽을 자주 간다면 양호한 일상생활로 걷기 합격입니다. (팔자걸음으로 걷는 이도 구두 바깥쪽이 쉽게 달기는 합니다.
이런 경우는 예외입니다) 그러나 반면 구두 앞쪽에 작은 상처들이 많고, 해져 있는 사람은 '치매 행보(行步)'로, 발걸음을 질질 끌며, 느리게 걷는 사람의 구두이며, 유행을 좇아 '큰 신발'이나 높은 굽을 신고 다니는 사람들은 속보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흙이 묻은 구두는 건강의 표징이므로 치매를 막으려면, 치매가 발붙일 사이 없이 걷고 또 걸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결론적으로 냉장고에 건강한 먹거리로 바뀌고,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면 건강에 청신호가 켜지는 것입니다. 성산 가족 모두가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담임목사 (자연치유 심신의학전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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