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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다리 없지만 희망을 전하는 "닉 부이치치"
운영자 2011-03-05 추천 1 댓글 0 조회 1273


팔다리 없지만 희망을 전하는 "닉 부이치치"


1. 하필 그날은,,,


‘자살률 1등 국가’
우리나라의 오늘을 설명할 때 이것보다 더 심각한 지표는 없다.
인터넷 실시간 뉴스가 바뀔 때마다 우리는 조마조마하다. 또 누군가의 자살 소식이 들려올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다.
그날 아침에도 여지없이 서늘한 자살 소식을 전하며 하루가 시작되었다. 하필이면 아침마다 텔레비전에 나와 웃는 낯으로 행복에 대하여 이야기하던 어느 ‘행복 전도사’의 자살소식이었다.

무슨 조화였을까? 그날의 스케줄엔 닉 부이치치의 기자회견이 잡혀 있었다.
닉 부이치치, 팔과 다리 없이 태어난 오체불만족의 슬픔을 지닌 사람이다. 살아가기가 힘들어 세 번씩이나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삶을 포기하려는 이들을 향해 “Never give up”을 부르짖으며 다니는 희망 전도사. 행복과 희망은 같은 궤를 달리는 열차라 여겼는데….
희망 전도사의 메시지가 이 땅에 너무나 절실한 까닭이다, 그리 갈무리하였다.



2. ‘자살’이라는 통로에서

팔다리가 없이 살아간다? 닉 부이치치를 만나기 전에는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다.
스물일곱 살의 호주 청년 닉 부이치치는 그 삶의 불편함 또는 처참한 절망에 대하여 말하였다.
“어릴 때는 외계인이라 놀리는 아이들이 미웠고, 괴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을 원망하였다. 냉장고를 열고 콜라를 꺼내 먹을 수도 없었고, 혼자서 밥을 먹지 못하는 것도 우울했다.

밥 좀 떠 먹여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수치스럽고 끔찍했다. 나를 시중드느라 밥 한 끼 편안하게 못 먹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서글펐다. 과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 있을까? 아내와 아이들이 생긴다 해도 어떻게 먹여살릴까? 이런 물음들 앞에서 나는 절망하였고, 문득 자살의 유혹들이 엄습하였다.”
다행이었다. 닉의 자살은 실패하였다. 무엇보다 자신의 무덤에서 슬퍼할 가족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3. 평화는 내 안에 있었다

15세 때였다. 소년 닉은 성경에서 비로소 제 존재의 희망을 발견하였다.
나면서 눈이 먼 사람을 가리키며 제자들이 예수께 물었다.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예수의 대답은 달랐다. “이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요,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

예수의 대답은 곧 닉이 세상에 ‘괴물’의 모습으로 태어난 이유가 되었다. 아무도 그를 보면서 잘 될 거야, 하고 말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예수는 그리 말하였다. 아무도 몰랐으나 하나님의 계획이 거기 있었다. 희망의 씨앗은 그렇게 소년 닉의 마음에서 자라기 시작하였다.

괴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그래서 그는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 주께서 하시는 일이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하고 고백하였다.
하나님을 향한 원망이 멈추었고, 비로소 평화가 깃들었고, 나아가 자신을 향한 그분의 사랑을 느꼈다. 충만하였다. 자유로웠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부터 자유로웠다.



4. 우리, 고난을 말하자

어느 날 닉의 강연을 듣던 한 10대 소녀가 닉에게로 다가와 울면서 말했다.
“한번 안아 봐도 돼요?”
“그러렴.”
소녀는 닉을 꼭 끌어안았다.
“아무도 지금 그대로의 내 모습이 예쁘다고 얘기해 주지 않았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내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어요. 선생님 품이 참 따뜻해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안긴 것 같아요.”

닉은 그때 깨달았다. 내가 안아야 할 사람들이 많구나, 나의 장애를 품고 살아가듯 그들의 아픔까지 안고(hug) 살아가야지, 생각하였다.
자신과 똑같이 팔다리가 없는 소년 ‘대니얼’의 어머니는 닉에게 고마워하며 말했다.
“당신은 기적이에요.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님께 희망이 있다면 그 증거를 보여 달라고 기도했어요. 당신이 그 증거에요.”

닉은 대니얼의 큰형이 됐다. 그렇게 자신이 누군가에게 희망일 수도, 구원일 수도 있다는 행복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닉은 자신있게 말한다.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나 때문에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았다,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두 팔과 두 다리가 없이 살아갈 것입니다.”

그렇다. 모든 인생의 고통은 그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깨진 가정에서 산다는 게 팔다리 없이 살아가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것도 그는 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라, 결코 포기하지 말아라. 자동차 키를 잃어버려도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데 하물며 희망을 잃어버렸다면 그걸 찾아야지 않느냐.”
닉은 애원하듯 호소하였다.

“포기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책임질 것이다. 하루에 단 한 발자국씩이라도 성취하라. 그렇게 한 발자국씩 살아가면 된다. 깨진 가정 그대로, 깨진 마음과 깨진 몸을 가지고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아라. 당신은 잊혀진 존재가 결코 아니다.”




5. 희망의 다른 이름 ‘닉 부이치치’

그는 지금까지 4명의 대통령을 만났고, 5개국의 국회에서 연설하였으며, 370만 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용기를 북돋웠으며, 여전히 3만 회 가까운 강연 요청을 받고 있다.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세계 곳곳을 다니며 강연하는 일이 신난다. 가끔은 골프·수영·파도타기 등을 즐기기도 한다. 그의 이런 모습은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으로 세계 곳곳에 보내진다.



6. 무엇일까? 대답은

닉 부이치치는 이렇게 자신의 기자회견을 마무리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괜찮아질 것입니다.”
오히려 매일매일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살듯 우선순위를 정하여 살기를 부탁했다.

오늘이 지나 내일이 시작하는 시간에 내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못한다면 남은 시간 나는 무엇을 하면서 보낼까, 생각하라고 했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남기고, 미안하다 말해야 할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쓰고, 내 인생 동안 일어난 수많은 일에 대해 감사하면서…, 그렇게 보낼 것처럼 오늘 그렇게 살기를 부탁했다.
평화는 거기서부터 충만하게 피어날 것이었다. 또 삶의 의미도 거기서 다시 시작될 것이었다. 죽음과 삶은 어쩌면 그렇게 가까이서 서로를 지탱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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